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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논란(하) 동성애자, 교회는 어떻게 이들을 사역할 것인가? [국민일보]

동성애 논란(하) 동성애자, 교회는 어떻게 이들을 사역할 것인가?

11/30/2010,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차별금지법 입법 움직임과 미디어 등의 영향으로 동성애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동성애자에 대한 치유적 접근은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동성애 사역단체는 홀리라이프(대표 이요나 목사)와 웰스프링(대표 앨리슨 톰린슨 선교사) 고작 두 곳 정도가 알려져 있다.

“동성애 문제로 괴로워하는 교인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성애 치유사역 단체가 전무하다시피 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앨리슨 톰린슨 선교사의 말이다. 웰스프링은 2006년부터 국내의 동성애자들을 찾아가 상담하거나 출판, 전화 상담 등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재정난 때문에 2년 전부터는 사무실 문을 닫고 홈페이지(wellspring.kr) 운영과 이메일 상담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톰린슨은 “동성애 상담을 받으러 온 기독교인들은 한결같이 ‘교회 안에서 동성애 고민을 고백하거나 심지어 목사님께 도움을 요청하는데도 큰 용기가 필요했다’고 고백한다”며 “실제 도움을 요청하더라도 대부분 심각한 증오나 차별을 경험하고 만다”고 밝혔다.

선교단체 예수전도단(YWAM)에서 중독상담을 하는 김종국 간사는 “한국 예수전도단의 12주 중독상담학교 중 성중독 관련 상담은 1주인데 그 중에서도 동성애 부분은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다”며 “우리 내부에서도 학생들에게 동성애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교회 안에서 성 관련 문제, 특히 동성애는 언급조차 하기 힘든 분위기라 구체적인 대안 마련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 교회를 중심으로 동성애 사역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1976년에 설립돼 미국과 캐나다 등에 230개 지부를 가지고 있는 엑소더스는 지역 교회, 치유 단체들과 연계해 동성애자들에게 상담, 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교파 단체다. 매년 7월 열리는 세미나엔 1000명이 넘는 목회자, 상담가, 일반인들이 참여해 예배와 함께 동성애 관련 사회적 이슈를 다룬다. 한때 동성애자였던 앤디 코미스키가 80년에 설립한 데저트 스트림(Desert Stream)은 전세계 40개국에서 성 관련 치유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교회는 동성애자를 위해 어떤 사역을 펼쳐야 할까. 일단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바꾸기 위한 접근은 금물이란 게 전문가나 사역자들의 견해다. 웰스프링에 따르면 동성애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성정체성으로 인한 고민이 아니라 극심한 고독과 열등감, 우울증과 거부당함에 대한 두려움 등이다.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충분한 인정과 사랑을 받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동성애는 단지 이런 문제들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웰스프링이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바꾸는 데 주력하는 게 아니라 무너진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에 사역의 중점을 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톰린슨 선교사는 “동성애 기독교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그들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고 사랑해주는 것”이라며 “변화를 강요하지는 않지만 변화가 가능함을 사랑으로 확신시켜주는 사랑과 믿음의 공동체야말로 동성애자를 위한 최고의 치료책”이라고 말했다.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도 “동성애자를 이상한 시각으로 보는 것 자체가 옳지 못하다”며 “교인 중에 동성애자가 있다면 다른 교인들과 다를 것 없이 자연스럽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목사는 “어떻게 보면 동성애자들은 이성애자가 정상인 사회에서 비정상 낙인이 찍힌 피해자”라며 “그들을 정죄하기보다는 그들의 아픔을 헤아리고 돌볼 수 있는 섬세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신대 임성빈 교수는 동성애가 오히려 훌륭한 치유사역자의 조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동성애 성향 때문에 평생 고통을 겪어야 했던 영성학자 헨리 나우웬의 예를 들었다. 임 교수는 “나우웬은 동성애자로 살지 않고 오히려 그 아픔을 승화시켜 에이즈 환자들을 돕는 활동을 했다”며 “상처를 사명으로 승화시킨다면 나우웬과 같은 영성을 가진 치유자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출신의 헨리 나우웬은 예일대와 하버드 신학대학에서 교수를 지냈다. 39세에 예일대 심리학 교수가 되었고, 경력의 정점에 있던 86년 44세의 나이에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정신박약장애인 공동체인 라르쉬 데이브레이크로 떠난다. 이후 96년 사망할 때까지 그곳에서 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지냈다. 그는 엄청난 학문적 성취를 거두었으나 동성애적 성 정체성 때문에 끊임없는 의심과 공포에 시달렸다. 늘 자신을 부끄러워했고 깊은 고독 속에서 지냈다. 그의 친구들은 그가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진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내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께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그의 책 ‘상처입은 치유자’(The Wounded Healer)는 예수님에 관한 것이지만 나우웬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에 앞장서고 있는 최홍준 호산나교회 목사 역시 교회는 동성애자에 대한 정죄보다는 치유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동성애나 동성애 관련 법은 반대하되 동성애자는 품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목사는 “교회를 찾아오는 동성애자를 정죄하거나 내쫓아서는 안된다”며 “동성애는 비성경적이고 고쳐야 할 대상이지만 동성애자는 긍휼히 여기고 사랑해줘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신재범·곽새롬 인턴기자 kerne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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